Requiem

그리 닿을 수 없는 연이라면
애초 만나 지지나 말 것을
한 번 스쳐 지나갈 사람 두고
애써 붙잡아두려 억지부렸소
진작에 나 보내야 할 사람이었소

하물며 어찌 그대 탓을 하겠소
단 한사람만을 사랑한 게
그리 죄가 된다면
몹쓸 병이라면 더 이상
나 가망 없는 삶이라오
잊어주오 지워주오

이제껏 모든게 꿈이라고 맘을 비우고
행여 만나도 모르는 척 그리 살겠소

기껏 마음을 다스리고 애를 써봐도
한낱 스치는 바람에도 떠오르는 얼굴
하루가 십 년 같이 길기만 하오
이렇게 죽지 못해 떠밀려 가는 세월
단 한사람만을 사랑한 게
그리 죄가 된다면
몹쓸 병이라면 더 이상
나 가망 없는 삶이라오

죽지 못해 떠밀려 가는 세월
단 한사람만을 사랑한 게
그리 죄가 된다면
몹쓸 병이라면 더 이상
나 가망 없는 삶이라오



Credits
Writer(s): Dong Ryul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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