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교습 Private Lessons

하루 종일 조각이 맞지 않는
이유들만 세고 있어
나름은 그런 나날들이
평화롭다 생각해

기억나지도 않는 날의 일기들로
이젠 채워가고 싶었는데
아무렇지 않게 안겨있는
아침이 나를 깨웠어

덮혀진 상처 앞에
방패만이 남은 나를
불쑥 헤집고 들어와
뻔뻔하게 웃어 보이는 얼굴

언제부터였는지도 몰라
나를 내팽겨친 지는
순간의 또렷한 감각으로
흐릿한 인생을 숨 쉬며 살아왔어

앞서가는 뒷모습이
나를 무너뜨릴 것 같아
빠져드는 지금을 알 수 없는
여전히 어린 내게
자랄 수 없는 사랑인 걸

이미 먼저 달려가고 있는
먼지 속의 미소도
내가 가진 적 없던 강한
자기애의 좌절들을
모두 빨아들일 거야
소중한 존재로 남아
갈색 눈동자에 넘쳐흐르는 마음들을

덮혀진 상처 앞에
방패만이 남은 나를
희미한 희망조차 꺼져버렸던
그 순간에 웃어 보이는 얼굴

다신 절대 견딜 수 없단 걸
알게 된 순간부터였어
망각의 동물이 되길 거부한
불신으로 세상과 나를 채워왔어

결국에 믿을 수 있는 건
말 없이 상냥한 눈빛
그것만이 남아도 나쁘지 않아
말할 수 있게
나를 자라게 하는 사랑인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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