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a Fantasy

봄비 맞으며 네 생각에 잠겼었던 날
난 궁금했어 넌 내 어디가 좋았는지
슬픈 눈을 하고 넌 물음에 답해줬었지
너라서, 그냥 너라서 좋았어

꿈이 참 많았던 나지만
어느새 네가 내 꿈이었어
그거 아냐고 나는 좋다고
인사동 그 길은 나와 걷자고
네가 말해준 그날

바람결에 실린 늦봄의 꽃들 아래서
너와 난 입을 맞췄어, 그 입맞춤은 달콤했어
웃는 너의 두 눈과 날 감싸 안은 두 팔을 사랑해
잘 밤이면 눈물짓곤 했지

한여름은 덥고 겨울은 추웠었지만
네 따뜻한 손, 사든 차가운 간식이면
난 행복했었어, 그 거리를 걷던 날들이
너라서, 그냥 너라서 좋았어

많이도 사랑한 너지만
어느새 너는 작아져 갔어
그거 아냐고 난 아직 좋다고
예전같은 모습을 보여 달라고
네가 말했던 그날

바람결에 실린 늦봄의 향기가 되어
널 찾아가선 천천히 다가가 너를 안고 싶네
웃는 너의 두 눈과 슬퍼하는 네 입술을 따스히
감싸 안고 인사하고 싶네

마지막 인사라니
처음으로 다시 돌아가
하지 못한 것들을
해나가면 안되나요
나를 잊어 주어요
그렇지만 잊지 말아요
그대 백살이 되고, 내가
아흔아홉이 되도록

밤하늘에 올라선 찬란한 샛별이 되어
널 비추어선 어두운 얼굴을 밝게 해주고파
일어나자 사랑아 내 손을 잡고 떠나자 말하면
우리 함께일 수 있는 찬란한 꿈속에선
넌 하루도 울지 말아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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