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ngue et Parole

조용했던 바닷가
마음이 물결 다가와서
예쁜 소리로 머물렀는데
바람에 기대어 지나가네

계속된 실패, 자조를 품은 생활
거울 속에 비친 검은색 묵은 때가
더는 퍼지지 않게 끊겠다는 생각이야
안쓰러웠거든 내가 기죽은 게
청소부터 해보자, 불합격 세 글자
씻어내고 이겨내자 저기 답이 있을까
죄다 바래진 수험표를 조심스레 들춰내니
그 밑에는 먼지 쌓인 필름 카메라

내가 찾겠다 할 때는
보이지도 않다가 이제서야 나타나
사실 많이 생각했어 매일 밤마다
거기 뭐가 들었는지는 나도 아니까
이제 보니 랑그는 필름
파롤은 너가 나를 찍은
카메라 소리였고
조금 전에 받은 사진은
나를 삼키는
잊고 있던 그때 파도 소리

서촌 찰칵, 경복궁 찰칵
모두 영원할 거라 착각
훈련소 전날 머리 밀고 "잘 가"
수료하고 찰칵 찰칵
해방촌 찰칵 야경 찰칵
이미 서울역인데 삼각대를 깜빡
강릉 가는 기차의 창가에서 내게 했던 말
"일어나 봐 잠깐만, 저기 지금 해 뜬다"

이름 쓰고 반지 두고 사진 찍고 놀다가
깜빡하고 잃어버린 첫 번째 반지
내일 바로 올라가서 그냥 새로 사자
여기는 모래밭인데 그걸 어떻게 찾니
너는 눈물 글썽이며 내 손 잡고 말했지
"안 돼, 한 시간만 더 찾다 가자"
해안가를 손으로 쓸고 다니다가
저 멀리서 큰 소리로 말했지 "와 찾았다"

조용했던 바닷가
마음이 물결 다가와서
예쁜 소리로 머물렀는데
바람에 기대어 지나가네



Credits
Writer(s): Kim Dong Won, 우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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